[신간소개/에세이] 꽃도 반창고가 필요하다, 박용신 지음

책소개
위로와 위안을 주는 수많은 것이 있다.
조용히 산책하기, 고요하게 책 읽기, 잔잔한 음악의 선율에 마음을 내려놓기.
햇살이 드리운 창가에 앉아서 사색에 잠기기.
어쩌면 가장 큰 위로는 글을 쓰는 것일지 모른다. 어느 날의 일기를 읽다가 뭉클해질 때처럼.
글을 쓰다 보면 자신을 더 잘 바라보게 된다.
어제의 나는 저랬구나.
오늘의 나는 이렇구나.
내일의 나는 어떠할까?
지나간 일이든, 지금 겪는 일이든, 앞으로 마주할 일이든
모든 존재는 기쁨의 이면에 아픔이 스며있다.
누구든 언제든 마음의 위로가 필요할 때
내게 알맞은 반창고 하나는 필요하지 않을까?

출판사 서평
마음에 쉼표를 찍으면
모든 말과 글에는 뉘앙스가 있다.
상대의 말이 내 머리에 닿기 전에 마음이 먼저 색을 입힌다. 그날의 기분에 따라 또는 살아온 경험의 깊이와 너비가 상대와 똑같을 수 없기에 간극이 생긴다. 그 간극이 뉘앙스를 만든다.
말과 글뿐만이 아니라 추억에도 뉘앙스가 존재한다.
같은 시간과 장소에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것은 더 짙게 채색되고, 다른 것은 희미해진다. 그러나 개인에 따라 짙어지고 희미해지는 부분이 달라진다. 그 달라진 부분이 뉘앙스를 만든다.
이 책은 한 번쯤 말과 글에 쉼표를 찍고 추억에도 쉼표를 찍으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 쉼표는 뉘앙스를 바라보게 하는 틈을 준다. 책을 읽는 이유는 다양한 틈을 미리 보는 연습일지 수 있다. 결국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다른 뉘앙스를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그리움은 노을처럼
그리움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음악을 듣다가 문득, 책을 읽다가 갑자기, 음식을 먹다가 불현듯.
마음이 노을처럼 붉어지면, 속절없이 물들 수밖에 없다.
그립다는 것은 기억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기도 하지만, 고통이기도 하다.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그리워하는 것은, 어쩌면 무거운 돌을 산꼭대기로 올리는 시지포스처럼 힘겨운 일이다.
이 책 곳곳에 그리움이 묻어 있지만, 그 속에 매몰되지 않는다. 닿을 수 없는 그리움으로 허덕일 때도 있지만, 그 그리움으로 힘을 얻어 앞으로 나아간다. 햇빛을 받은 먼지가 노을로 물들어 어둠 속으로 사라지지만, 끝이 아니라 내일의 기약이다. 그리움에 물든 마음 역시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전에 잠시 쉬고 가라는 기억의 선물이다.
행복은 늘 가까이에
많이 갖고 있어서 행복한 것은, 잃을 수 있다는 불안이 내재해 있다. 어느 순간부터 얻는 기쁨보다는 잃지 않아 다행이라는 마음이 커진다. 이런 마음은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만족하게 한다.
경기장에서 승패를 위해 치열하게 뛰는 시기가 있지만, 경기장을 벗어나 관람석에서 응원하는 역할이 주어질 때가 있다. 이 책은 그런 때가 오더라도 삶은 여전히 의미 있다고 말한다. 경기장에서 뛰는 것처럼 관람석에서 앉아 있는 모습 또한 아름답다고 말한다. 원하는 것을 성취했을 때만 빛나는 것이 아니라 내 손안에 있는 행복을 발견할 때도 가치가 있다. 그 가치의 무게를 소중히 여길 때, 행복이 늘 가까이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저자 소개
박용신
보고, 듣고, 읽는다.
그리고, 쓴다.
일상에서 소소한 기쁨을 찾고 있다.
수필집
『그리움과 기다림 사이』
heartstor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