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한 것은 조선근대사를 이렇게 조망한 책은 없다는 것이고,
이런 책이 한 권쯤은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말 中
책소개
한국인 모두에게 근현대사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특히 근대사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현대사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그것은 대한민국의 정통성 문제에까지 연결되고 있다.
과연 이완용 등 이른바 ‘을사오적’이 일본에 팔아먹어 조선이 망했는가 하는 의문을 30년 넘게 갖고 오다가 지난 7년 동안 자료를 찾아 이 책을 썼다. 이 책의 기본 방향은 오직 사실로 하여금 말하게 하고, 사실에 대한 해석은 독자들이 직접 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조선사의 경우 1850년부터 1905년까지의 철종실록과 고종실록, 승정원일기, 비변사등록 등 1차 사료(primary sources)를 기반으로 하여 사실에 가깝게 보도록 노력했다. 그동안 나온 조선근대사 책 중에서 이렇게 1차 사료를 집중적으로 본 책은 없었다고 말할 수 있다. 조선 외의 자료는 1차 사료가 아닌 2, 3차 자료를 참고하였는데, 다행히 여러 저자들의 책들이 있어서 팩트를 서로 확인할 수 있었다. 외국어를 알더라도 외국의 다양한 1차 사료에 직접 접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워 외국의 자료는 결국 2, 3차 자료를 참고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모든 시기의 연구 내용이 충분한 것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조선근대사를 일본의 역사와 비교하면서, 청, 러시아, 영국, 미국, 프랑스, 독일 등 당시 한반도와 관련이 있던 열강의 움직임을 시간순으로(chronologically) 같이 본 것이다. 그동안 조선 근대사 책을 보면서 느낀 것은 나무를 제대로 보기도 어렵지만, 숲을 보기는 더욱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조선근대사에 대한 일반인의 지식은 영원히 미로 속에서 헤맬 수밖에 없고, 이는 우리가 현대사를 이해하는 데도 장애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런 책을 기다렸지만 나오지 않았고, 결국 이렇게 책을 직접 내게 되었다. 이 책을 보고 누군가가 더 좋은 책을 낸다면 이 책의 역할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분명한 것은 조선근대사를 이렇게 조망한 책은 없다는 것이고, 이런 책이 한 권쯤은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자 소개
이행기
・1962년 부산 수정동 출생
・부산금성고등학교 졸업
・한국외국어대학교 서반아어과 및 동대 학원 중남미지역연구학과 졸업(석사)
・(주)대우 무역부문 근무
・페더럴-모굴 코리아 근무
서평
서양사, 동양사, 외교사 등의 책을 읽다가 당시 조선은 어땠는지 해당 부분의 조선근대사 책이나 논문을 보면, 그 궁금증을 해결하기보다는 실망을 한 경험이 많다. 조선근대사의 책이나 논문들은 거의 모두 오로지 조선의 내용만 다루고 있고, 그 당시 국제 정세나 당시 조선의 대신들이나 리더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말과 행동을 했는지에 대한 언급이나 백성들의 삶의 모습에 대한 기록도 거의 없었다. 이처럼 이들 서양사, 동양사, 외교사, 경제사 등의 책의 내용과 깊이에 비해 조선근대사 책이 오히려 입체적이지 못하고, 서로 중복적으로 언급을 하고 있거나 특정 사항은 아예 언급을 하지 않는 것도 똑같았다.
그래서 조선근대사 책에서 말하는 조선근대사의 모습은 서양사, 동양사, 외교사 등에서 언급하는 조선근대사의 모습과 매우 달랐다. 조선근대사 책에서 말하는 조선근대사의 내용이 훨씬 깊이 있고 체계적이어야 하는데 반대로 엉성하고 조악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서론에서는 아주 거창하게 언급할 것처럼 하지만 본론이나 결론을 보면 새로운 내용이 전혀 없거나 기존의 것과 차이가 없는 것들이 많았다. 왜 그런가 하는 의문 내지 의심을 매우 오랫동안 해왔다. 왜 이렇게 천편일률적인가, 왜 이렇게 연구의 깊이나 폭이 오히려 30-40년 전의 연구 논문보다 깊고 예리하지 못한가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이 책에서 참고한 자료 중에는 1962년에 발간된 책도 있고, 1959년에 나온 논문도 있다.
조선근대사의 책이나 논문의 공통점은 1차 사료를 충분히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한글로 번역되어 있는 고종실록이나 승정원일기, 비변사등록에도 그 내용이 있는데, 그것을 인용하지 않고 한글로 번역되어 있지 않은 ‘일성록(日省錄)’을 자신이 번역하여 굳이 인용하는 사례도 있다. 이렇게 하면 독자들이 그 내용을 저자가 제대로 번역한 것인지 확인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왜 이렇게 하는가 하는 의문이 지금도 풀리지 않는다.
철종실록과 고종실록 56년 치와 승정원일기 56년 치, 비변사등록 38년 치 등 총 150년 치의 1차 사료를 출력해서 읽고 컴퓨터에 정리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중노동이었다. 책과 학술논문, 석박사 학위 논문 등을 찾아서 읽고 정리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컴퓨터에 입력한 원고의 분량은 A4용지로 약 4,300페이지에 달한다. 두 번의 축약 과정을 거쳐 이것을 A4 용지 500여 페이지로 줄여서 두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많은 부분이 생략될 수밖에 없었고, 사진도 지도도 싣지 못했다. 그랬다면 책이 아마 세 권으로 늘어났을 것이다. 세 권 보다는 두 권이 독자들에게는 경제적이라 판단하여, 매우 무미건조하지만 두 권의 책이 되었다.
1차 사료 분석에서 특히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은 숫자이다. 각종 비용과 인구, 회계부 자료 등이 있는데, 그 중 비용 지출에 관한 내용은 당시 조선의 재정 규모, 정책 방향 등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자료로 판단하여 중시했다. 주요 경비 지출 내역은 왕실 행사 비용, 왕릉 이전 및 보수 비용, 장례식 비용, 궁전 건설 및 보수 비용, 군비 지출액, 홍수 · 가뭄 때 내려준 구휼금, 전염병 퇴치를 위해 내려준 금액, 청나라 칙사 대접 비용, 각 부처의 예산 규모, 금 · 은 · 돈 · 쌀 등 주요 자산의 전년도 이월 규모 등의 내역을 분석하였다. 이러한 수치 자료 분석은 조선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보는 데 도움이 됐다.
이 책은 결코 하룻밤에 다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다. 생각을 하면서 읽어야 하고, 그렇게 이 책을 본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 그러나 분명 어느 누구도 이 책을 읽은 독자들에게 이 시기의 역사를 잘 모르면서 가르치려 들지 못할 것이고, 영화나 역사물, 소설 등을 보더라도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스스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준비하면서 국제법, 경제학, 헌법학, 물리학 등의 교과서와 책을 참고한 이유 또한 한 줄을 쓰더라도 추측으로 독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줘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주석을 달 때는 석박사 논문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항상 생각하면서 그들의 귀중한 시간과 돈을 뺏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최대한 정확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미리보기
1차 사료와 수치 자료를 중심으로
객관적으로 분석한 조선의 이야기,
지금 <조선은 망할 수밖에 없었다> 에서 만나보세요.
'도서 소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간소개/에세이] 어두운 낮을 살았다 "今夜宿誰家" (0) | 2022.08.01 |
---|---|
[신간소개/건강] 온열체온화 요법 Thermotherapy for Anti-Cancer (0) | 2022.07.28 |
[신간소개/소설] 거미의 집 (0) | 2022.07.21 |
[신간소개/인문] 영혼일기4 (0) | 2022.07.19 |
[신간소개/종교] 예수님과 함께 승리를 선포하라! (0) | 2022.07.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