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아름다운 시선으로 직접 담은 한국의 노거수들과
그에 담긴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노거수를 찾아서>
필자가 태어난 외가 마을 입구 동산에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다.
필자가 어린 시절 외가에 갔을 때, 종일 동산에서 놀다가 해 질 무렵에는
그 나무 밑에 앉아서 대구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오실 아버지를 기다리곤 했었다.
마을 주민들의 휴식처였고 아이들의 유일한 놀이터였다.
칠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필자의 가슴 속에는 그 나무가 아직도 아련하게 자리 잡고 있다.
사람에 따라 대상을 보는 눈은 천차만별인지라,
나무도 그 아름다움에 대한 시각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른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필자가 과문하여 아직 알지 못하는 나무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40그루 만이 객관적으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거수라고 말하기 어렵다.
다만 필자의 눈으로 보았을 때 수백 년 풍상을 이겨낸 노거수로서의
당당함과 웅장한 풍모를 갖추었으면서도 너무 망가지지 않았고,
주위 풍경과의 조화도 아름다운 그러한 나무만을 선정하여 ‘내 마음의 나무’라는 이름으로 모아 보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나무 중 하나인
경상북도 울진의 ‘대왕 소나무’를 이 책에 소개하지 못하는 점이다. 금강소나무 숲길 4코스 정상 부근에 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숲길 탐방이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상태여서 가 볼 수 없었다. 독자의 양해를 바란다.
요즘은 내비게이션이 널리 보급되어 주소만으로도 쉽게 찾아갈 수 있어서 상세지도는 싣지 않았다.
이 책을 보시는 분 중에서 국내 여행의 기회가 있을 때 잠시 시간을 내어,
가는 길이나 목적지 근처에 있는 ‘내 마음의 나무’를 찾는다면, 마음의 평안과 함께 수백 년,
천년의 이야기를 간직한 노거수와의 깊은 교감을 경험하고 돌아오리라 믿는다.
- 미리보기
<남원 지리산 천년송>
-
● 천연기념물 424호
● 수령 500년, 높이 20m, 가슴높이 둘레 4.5m
●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 부운리 산111
천년송의 가슴높이 둘레를 재어보니 4.5m. 이만하면 소나무로서 국가 대표급이다.
천년송 앞에 세워놓은 천연기념물 표지판에는 6m라고 적혀있는데,
아마도 측정과 표지판 설치 과정 사이 어디선가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
천년송을 할머니 소나무, 이 나무를 할아버지 소나무라고 부른다는데,
왜 작은 나무를 할아버지 소나무라고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옛날부터도 남자들이 밖에서는 행세하고 다니지만, 집안에서의 실권은 여자들이 쥐고 있었나 보다.
<무주 삼공리 반송>
-
다섯 개의 엄청난 줄기가 땅에서부터 크게 갈라졌다. 사방으로 고르게 퍼진 가지들이
공작의 꼬리처럼 위로 뻗어 올라가 아름다운 부채 모양을 이루었고,
나무껍질이 붉은 색으로 빛나니 그 장엄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밑동을 재니 6.6m나 된다. 땅에서부터 갈라진 5개의 가지 하나하나의 굵기만 해도 3m가 넘는다.
소나무는 더디게 자라는 나무라서 굵기가 3m를 넘으려면 400년은 되어야 한다고 들었다.
잘 자라는 은행나무나 느티나무도 6.6m로 굵어지려면 적어도 500년은 되어야 한다는데
어떻게 200년 만에 이렇게 웅장한 노거수 반송이 되었는지 궁금하다.
<부안 백련리 팽나무>
동네 입구를 지나 앞을 가로막고 서 있는 거대한 팽나무를 만나는 순간,
단번에 ‘이건 한국 최고의 팽나무다!’라고 느꼈다. 차에서 내려 가까이 가서 보니
7~8개의 커다란 줄기가 땅에서부터 갈라져서 서로 얽히고설켜 사방으로 뻗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기이했다. 한 그루인가, 아니면 여러 나무가 모여 자라다가 한데 붙어버린 것인가?
이리저리 둘러보아도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서둘러 줄자를 꺼내 가슴높이에서 재어보니 둘레가 무려 8m, 밑동 둘레는 7.6m였다.
300년 전 김해 김씨 여덟 형제가 이곳에 정착해 기념으로 각기 한 그루씩을 서로 가까이 심었는데,
자라면서 한 나무처럼 합쳐져서 오늘날의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엄청나게 굵은데도 수령이 300년인 의문이 풀렸다.
그렇다면 한국 최대는 아니고,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팽나무라는 타이틀로 만족해야 했다.
아마도 그 형제들은 이 나무의 모습처럼 평생을 서로 의지하고 도우며 우애 있게 살았으리라.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20677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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