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은희1 [신간소개/소설] 트로피 헌터 죽음을 목전에 두고 생의 의욕을 상실한 수사자의 체념은 사냥을 포기하고 싶게 만들기에 충분했고, 녀석은 그사이 다른 헌터의 총에 사살되었다. (…) 그렇게 한 무리의 가장은 전리품으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단편 中 죽기 전에 그래도 한 번은 만나고 싶구나. 그냥 한 번쯤은 그 사람의 진심을 알고 싶은 거지. 다 죽어가는 마당에 그게 무슨 소용이 있냐고 항변하고 싶었지만, 말을 마친 어머니는 붉은 피를 토해냈다. 단편 中 박제의 생명은 눈이다. 살아있는 듯 번뜩이는 눈알을 받아 넣는 것이 중요하다. 생기 없는 눈알은 녀석의 죽음을 증명한다. 허나 총기가 서린 눈알 하나만 박아 넣으면 녀석이 박제품인지조차 구별할 수 없을 만큼 완벽해진다. 눈알을 고르는 작업에서 내가 늘 진중한 이유이기도 하다. 단편.. 2021. 9.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