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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빛편지2

[서평이벤트/시집] <물빛편지> 서툴게 잘라낸 것들을 담은 시집이다. 어설프고 작은 20대의 순간들. 가다듬는 것은 읽는 이의 몫으로 남긴 채, 부디 찬찬히 짚어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본다. 가볍게 읽고 깊게 남기를. 책소개 내 삶이 가장 불행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언제나 눈을 돌리면 세상은 내가 섞이지 않은 다른 아픔들로 가득했고, 삶 자체가 고통이라 행복과 불행의 구분이 아무 의미 없을 그런 시간 속을 사는 사람 또한 분명히 있는 곳이었다. 그 속에서 20대가 겪는 아픔들은 희미해 보인다. 헤어짐, 잠깐의 빈곤, 몸에 맞춰 줄이는 꿈. 그래서 지금껏 아프다는 티를 내지 못했다. 정말 아픈 사람은 내가 아니라 생각했기에. 이따금 찾아오는 조그만 기쁨이나마 누리며 사는 나는, 아프다는 말은 엄살이고 투정이라는 생각만을 되풀.. 2022. 5. 13.
[신간소개/시집] 물빛편지 이 세상 가장 분주한 도시 틈에 별을 쫓는 투쟁 속 놓인 사람들 한가운데 길이 지워져 숲일지도 모를 공원입구 앞 팻말에 매달린 글귀를 이곳에서 멈추셔도 좋습니다 시간만 흐르도록 두었으니까요 내 멋대로 소리쳤다 ... 길의 가장 가장가리엔 외로이 하루를 채우려 하는 내가 있었고 나를 그대로 둔 채 스치는 이들은 저무는 해를 등 뒤로 놓고 하루를 비워 내겠다며 속삭였다 ... 누군가 외따로 품어 온 매캐한 잿불 더미를 품으로 마주 덮어 사그라트리기도, (〈Hug :〉 中) 쓴 커피를 마신 너를 대신해 잠을 못 이루기도, (〈커피〉 中) 넘치게 채운 물병으로 새긴 길에서 함께한 ‘우리’를 추억하기도, (〈물병자리〉 中) 다른 이들의 자국을 보며 아픔을 느끼기도, (〈갈대밭〉 中) 비어 있는 옆자리에서 사랑하지.. 2022. 5.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