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옥1 [신간소개/소설] 낙엽의 꿈 그럴 때면 수진은 아들로 태어나지 않은 자기 자신이 죄인인 것 같은 마음이 들곤 했다. 어떻게 하면 엄마한테 아들이 되어드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아들 부럽지 않은 딸이 될 수 있을까? 지난 날의 고난쯤은 엄마의 고운 미소 속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아니 미처 헤아리지 못해서 못 보았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 이제 아버지는 누구와 한 깊은 고향의 사연을 얘기한단 말인가. 나에게라도 못다 한 옛날 얘기를 쏟아놓으신다면 들어드리며 같이 울고 싶다고 수진은 생각한다. 당신의 슬픔을, 고통을 같이 느끼는 딸이 되고 싶은데…. 외로운 아버지를 껴안아 드리고 싶은데…. 예전엔 몰랐었다. 어렸을 땐 정말 몰랐었다. 그녀가 엄마, 아버지의 온전한 희망이 될 수 없음을…. 수진의 가족 중에 그.. 2021. 10.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