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사백1 [신간소개/시집] 절망, 이렇게 편안한 것을 눈 내리는 저물녘 멀리 오두막집에 등불이 켜집니다 그곳에 당신이 있습니다 자주 못 뵙지만 가끔 뵙습니다 눈발이 거칠어집니다 오두막집은 보이지 않고 불빛만 남습니다 살 비비고 살았던 날 짧았지만 웅덩이가 깊습니다 오두막집 뒤 우뚝 선 미루나무 키가 작아졌습니다 하늘에 눈이 가득 찼습니다 불빛이 흔들립니다 가려진다고 잊히는 곳이 아닙니다 가슴으로 볼 수 있는 곳이기에 은 생의 무수한 편린을 웅숭깊은 언어로 그려낸 시집이다. 환하게 피어났다가 이름도 없이 져버린 사람들에게, 그 핍진한 사연에 바치는 헌사다. 가을바람이 차다 생의 독기가 빠져나간 자리에 슬픈 빛이 깃든다 죽었다가 깨어나는 것은 잠 아니던가 때문에 썩어 문드러지는 것이 아니라 삭아가는 퇴색 물이 드는 것이리라 문창.. 2021. 11.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