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나쁜년이다1 [신간소개/소설] 엄마는 나쁜 년이다 눈을 뜰 수가 없다. 하늘이 물 싸다구를 때리고 있다. 손에 들고 온 샴푸 뚜껑을 열고 머리에 부어 본다. 순식간에 하얀 거품이 일어나, 거품 범벅이 되고 달달한 복숭아 냄새가 퍼진다. (…) 맞다! 우리 엄마는 이 동네 미친년이고 나는 미친년의 딸이다. 서먹해진 분위기가 싫어 가방을 들고 집 밖을 나오자마자 참고 있던 두 사람이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 또 시작이군... 아버지가 이겼으면 좋겠다. 아니 엄마의 뺨이라도 한 대 갈겨줬으면 좋겠다. 나는 절대 울지 않았다. 슬플 때는 웃었고 힘들 때는 더 크게 웃었다. 약한 내가 싫었고 그 누구에게도 나약함을 보여주기 싫었다. 여기서, 그것도 엄마 때문에 무너진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도 싫다. 끝없이 밀려드는 자아 속 비판과 죄책감이 나를 깊고 어두운 지옥 .. 2021. 9.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