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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람을만나다9

[여행에세이 / 여행,사람을만나다] 오래된 꽃병이 있는거리, 사막여우를 찾아서.. 요즘은 절대 길을 잃지 않는 여행을 한다. 그러니 사막 한가운데서 양 한 마리 그려 달라는 어 린 왕자를 만날 가능성도 없어졌다. 모든 정보는 내가 오늘 먹을 것과 볼 것과 할 것을 다 정해 놓는다. ​ 여행은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밥때를 놓치고 지쳐 걷다가 코끝을 자극하는 냄새에 이끌려 들 어간 집이 알고 보니 잘 알려진 맛집일 때도 있다. 지도가 지나친 정보를 흘리지 않아도 고원 을 지나며 우아한 걸음의 야크를 만나고, 사막 에서 밤을 보내다가 사막여우의 까만 눈동자를 만나는 놀라움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 물론 여행이라는 게 어느 순간 길을 잃어야 되 는 것은 아니다. 길을 잃고 지도에 없는 놀라움 을 만나는 일이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라고 말 하던 시대는 갔다. ​ 사바나에서는 코끼리를 .. 2020. 8. 6.
[네이버 포스트 / 서평단모집 / 여행에세이서평단] 여행, 사람을 만나다 어느 가게든 키 작은 의자가 있다. 푸른색 망고를 깎아 주는 발 마사지 집이 있다. 미술관 가는 길에 어묵과 돼지 내장 듬뿍 넣어 주는, 간판 없는 쌀국수 집이 있다. 이 골목 저 골목 불쑥불쑥 나타나는, 꽃 파는 자전거가 있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와 콜라와 잘 어울리는 반쎄 오가 있다. ‘나 여행 좀 하지’ 하는 표정으로 에그커피 주문 하는 늙은 여행객이 있다. 기찻길 마을에서 벽화 그리는 젊은 커플이 있다. 골목이 있다. 오토바이가 있다. 사람이 있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슬픈 역사가 있다. ​ - 여행, 사람을 만나다 중에서.. 쉽게 놓칠 수 있는 작은 순간을 사진으로 담은 사진 에세이. 당신도 가 본 여행, 이 책에는 우리가 잊고 있는 풍경들이 있다. 책장을 넘기는 동안 여행의 소소한 기억들.. 2020. 7. 30.
<< 여행책 / 다른 여행을 꿈꾼다 >> 여행, 사람을 만나다 가는 복숭아꽃 마중하느라 오늘은 떠나지 못한다고. 버스가 제시간에 와 버려서 오늘은 떠나지 못한다고. 비구름 여전히 산 중턱에 걸린 채 오늘은 떠나지 못한다고. 바짝 마른 신발에 비누 냄새 가득하여 오늘은 떠나지 못한다고. 지겨운 풍경에 옆집 고양이 불쑥 뛰어들어 오늘 떠나지 못한다고, 마음속 게으름 하나가 딱 미운 네 살짜리 생떼를 부려서 오늘 떠나지 못한다고. 그러니까 아무튼 세상일 다 그렇다. 오늘은 하필 오늘이라, 오늘은 떠나지 못한다는 거다. 그러니 내버려 두어라. 난 오늘은 떠나지 못한다. - 여행 사람을 만나다 핑계중에서.. 쉽게 놓칠 수 있는 작은 순간을 사진으로 담은 사진 에세이. 당신도 가 본 여행, 이 책에는 우리가 잊고 있는 풍경들이 있다. 책장을 넘기는 동안 여행의 소소한 기억들이.. 2020. 6. 19.
[책속의 한줄] 나의 사적인 삶 에 관여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아마 네 번째 날 저녁, 문득 할 일을 방치하고 있는 듯한 초조함이 온다. 긴장과 경계와 호기 심이 사라지면서 변덕이 졸음처럼 스르르 온다. 우리는 변덕을 어깨에서 털고 부랴부랴 배낭을 챙겨서 아침 일찍 그곳을 떠난다. 아쉬움 없이. 시간을 누리는 것이 생각만큼 편하지 않을 때 가 있다. 제한된 시간에 빈둥거리고 있다는 생 각이 들면 더욱 그렇다. 잠시도 몸을 놀리지 않 고 생산적으로 사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아니면, 쉼의 가치보다 효용성의 가치에 더 집 착하고 살거나. 나의 삶은? 내가 모르는 사람들 이, 나와 상관없는 가치관으로, 나의 사적인 삶 에 관여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 여행, 사람을 만나다 중에서 - 저자는 사진 한 장에 담긴 여행의 기억을 천천히 꺼내 본다. 한 장의 사진에.. 2020. 5.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