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평모집44

[서평 이벤트/시집] 절망, 이렇게 편안한 것을 수북한 잡초 사이 한때 검푸른 물결이 출렁거렸을 강 모래바람이 일어난다 무엇이 속 타서 저렇게 메말라 버렸을까 타들어 가는 강, 바라보며 속 태웠을 나날들 짐 꾸려 떠나는 자와 떠나지 못한 자들의 두려움이 아직도 남아 달 밝은 밤, 바람으로 소리쳐 울음 운다 많은 것을 내주어도 끝없이 달라며 달려들던 손 텅 비어 버리니 모두 떠나가 버렸다 절망, 이렇게 편안한 것을… 책 소개 소란하고 요란한 것 모두 가라앉고 나면 비로소 물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시 또한 마찬가지다. 슬픔과 절망을 거친 후에야, 그 치열하고 고통스러운 담금질 후에야 시인은 생의 환한 얼굴을 마주 보게 된다. 은 생의 무수한 편린을 웅숭깊은 언어로 그려낸 시집이다. 환하게 피어났다가 이름도 없이 져버린 사람들에게, 그 핍진한 사연에 바.. 2021. 11. 22.
[서평 이벤트/건강에세이] 오늘 또 쓰러졌습니다 최근에는 정신 기능을 단순히 뇌에만 한정해서 생각하지 않고, 신체 여러 다른 장기의 대사 기능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생겨났다. 예를 들어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치료하거나, 대장의 미세 세균총을 살려내는 방향으로 식이 치료를 하는 등의 시도가 생겨나고 있다. ​ 그런데 수천 년 전의 한의학은 이미 신체 장기와 마음의 연관성을 상당히 중시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신체 장기에 각각의 마음의 종류를 대입하여 정신증을 치료하고자 할 때 특정 장기 기능을 회복시키는 방법을 많이 활용했었다. ​ 뭔가 한의학은, 살아보고, 아파보고, 나이 들어보고, 환자를 관찰해보면서 서서히 이해하고 체득하게 되는 것들이 있었다. ​ 임상에 나와 많은 환자들을 접하고, 그만큼 많은 한.. 2021. 11. 18.
[서평 이벤트/에세이] 동백이 피기까지 꽃들 역시 항상 일정한 시간과 일정한 기온에서만 피는 게 아니다. 무더운 여름과 태풍도 견뎌야 하고 추운 겨울의 모진 바람도 견뎌야 꽃을 피운다. 어떤 면에서는 봄이나 여름에 피는 꽃보다 겨울에 피는 꽃이 매력적이라고 본다. 그런데 결혼식장에 화환을 만들어서 장식하는 꽃이 동백이었다. 가난한 집이나 부잣집이나 기본적으로 화환을 만들어서 신랑 신부 입장하는 곳에 세워 두었다. 나는 그때부터 동백꽃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어디서 동백을 구해서 화환을 만들며 그 꽃들은 어디서 나는 걸까?" 실제로 백야도에서는 동백을 보기 힘들었다. 가까운 다른 섬들에는 그렇게도 많았던 동백을 우리 마을에서는 흔히 구경을 못하고 결혼식에서나 볼 수 있었던 것이 애석하긴 했지만…. 책 소개 추운 겨울에 더욱 빛을 발하는 동백.. 2021. 11. 17.
[서평 이벤트/에세이] 택시기사가 쓴 세 종류의 이야기 인간은 도시를 만들고 국가를 만들어 사회생활을 이루게 했다. 자본주의는 사람들에게 이익을 가르치고 분주하게 만들었다. 시동을 걸어 밤 9시에 시작해 이튿날 9시에 일이 끝나는 일터로 나간다. 내 일은 일종의 방랑자 같은 일이어서 가로를 무작정 훑고 가는 것이 다반사다. 오늘은 자신의 품격을 하찮게 생각하는 사람을 만나지 않기를…. 많은 사람들이 출근을 하고, 나는 반대로 퇴근을 한다. 가끔은 우리 집 쪽으로 출근하는 사람을 맞이할 때도 있다. 그러면 나는 미안하게도 그에게 차비를 받고 우리 동네를 도착한다. 책 소개 이 한 권의 책은 마흔 세 편의 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림처럼 이미지가 그려지는 시편부터, 삶의 애환과 기쁨이 고스란히 담긴 에세이, 번뜩이는 기지로 가득한 소설이 그것입니다. 얼핏 너무.. 2021. 1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