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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이벤트 / 시들 때도 아름다운, 꽃을 든 사람아] #힘내라는 말.. 체육 시간 중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 곧 쓰러질 정도로 운동을 하는 마라톤 경기를 보며 모든 사람이 그 상에 집중하고 있을 때다. 정적이 그 공간을 둘러싸고 있었는데, 내가 정적을 깨고 선생님께 순수한 몇 가지의 질문을 했다. " 선생님, 왜 저 사람들은 저렇게 앞만 보고 뛰는 걸까요? 그리고 왜 곧 쓰러질 것 같아도 저렇게 뛰는 거예요? 잠시 쉬어 가면 안 되나요? 저기 뛰고 있는 사람 주위를 봐요. 풍경이 엄청 예쁘지 않나요? 저 사람은 앞만 보고 뛰느라 주위 풍경이 아름답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 같아요. 정말 곧 쓰러져 주저앉아 버릴 것 같아요. " 나의 말을 들은 선생님은 어린 나를 마치 귀엽다는 듯한 표정과 말투로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 리원아, 딱 저걸 이겨 내야 하는 거야. 숨이 턱 끝.. 2020. 8. 12.
[책 속 한줄] 늦었다고 느낄 때부터 모든 시간을 절정으로 살면 된다 늦었다는 말을 실감할 때는 정말 늦은 것이다. 부인하고 싶을 것이다. 늦은 것이 아니라 다시 시작할 때라고 믿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늦음을 인정하는 것이 좋다. 다시 시작한다고 또 늦지 않는다고 보장받지 못한다. 성공하기 위해서만 사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모두가 성취하는 삶을 살지 않는다. 이루었다고 행복하기만 한 것도 아니다. 삶을 유지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존재는 무한히 가치 있다. " 늦었다고 느낄 때부터 모든 시간을 절정으로 살면 된다. 하루를 완벽하게 소진하는 절정을 누릴 때 생이 새롭게 시작한다. " - 잠시만요, 커피 한잔 타 올게요 대부분의 글들은 시적 형식을 갖추면서도 난해하지 않고, 쉽게 읽히는 글을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글 속에 들어가 있는 삶을 대면하는 나의 마음이 다른 이에게 .. 2020. 8. 9.
[연재이벤트 / 시들 때도 아름다운, 꽃을 든 사람아]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른, 나의 의지와는 다르게 사회에 뛰어들었다. 조금 더 정확히 말 하자면 시간이라는 존재가 나를 험하고 또 험한 사회에 밀어 넣었다. 결국 나는 밀렸고 떨어졌다. 나는 아직 준비가 안 됬다. 나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른이 되었고, 그래서 불안정하다. 매주 엄마에게 받던 용돈마저 어른이 되면서 눈치가 보인다. 미성년자 때이든, 어른이 된 지금이든, 직장이 없는 건 똑같은데 이제는 부모님의 도움을 받는 것이 너무나 눈치가 보인다. 하지만 지금 당장 사회에 뛰어 나가기에는 준비가 되지 않았고 너무나도 외롭고 추울 것이다. " 취업은 언제쯤 할 생각이니? 엄마 옛날 친구 아들 알지? 어릴 때 같이 놀았잖아. 걔는 이제 취업해서 독립하고 혼자 잘 먹고 잘 산단다. " 나는 아직도 길고 또 긴 밤 속에 있다. .. 2020. 8. 8.
[여행에세이 / 여행,사람을만나다] 오래된 꽃병이 있는거리, 사막여우를 찾아서.. 요즘은 절대 길을 잃지 않는 여행을 한다. 그러니 사막 한가운데서 양 한 마리 그려 달라는 어 린 왕자를 만날 가능성도 없어졌다. 모든 정보는 내가 오늘 먹을 것과 볼 것과 할 것을 다 정해 놓는다. ​ 여행은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밥때를 놓치고 지쳐 걷다가 코끝을 자극하는 냄새에 이끌려 들 어간 집이 알고 보니 잘 알려진 맛집일 때도 있다. 지도가 지나친 정보를 흘리지 않아도 고원 을 지나며 우아한 걸음의 야크를 만나고, 사막 에서 밤을 보내다가 사막여우의 까만 눈동자를 만나는 놀라움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 물론 여행이라는 게 어느 순간 길을 잃어야 되 는 것은 아니다. 길을 잃고 지도에 없는 놀라움 을 만나는 일이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라고 말 하던 시대는 갔다. ​ 사바나에서는 코끼리를 .. 2020. 8. 6.